On the journey of
[뉴스레터] 1월 12일 미라클레터 본문
테크 업계의 설날, CES 2024도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어요.
개막 다음 날인 10일(현지 시각), 저는 스타트업이 가득 모인 ‘유레카 파크’를 돌았는데요, 엄청난 공간에 빼곡히 모인 수많은 스타트업을 보며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 정신없이 둘러보다 나가는 길을 잃고 헤맸습니다.
3시간 가까이 홀을 돌았는데 반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재미있는 스타트업은 넘쳐났거든요.
이번 레터에서는 CES에 등장한 신박한 로봇과 함께 유레카파크에서 살펴본 스타트업의 기술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또한 중국 스타트업의 특징도 엿볼 수 있었는데요, 이 부분도 짧게 전달해 드릴게요. 하나 더! 국내 스타트업 중 ‘딥테크’를 다루는 기업들의 기술도 준비했습니다. 이번 레터, 편하게 읽어주세요!
오늘의 에디션
신박한 로봇
일상으로 들어온 딥테크
(안내) 디브리핑 세미나
중국 부스 "가격은 ㅇㅇ원입니다"
① 모든 곳에 AI가 있다
② 휴먼테크가 온다
③ 부활한 메타버스
④ 모빌리티, SW가 되다
⑤ CES가 공개한 테크 트렌드
⑥ AI혁명은 현재진행형
⑦ 중국, 모빌리티, 그리고 메타버스
신박한 로봇
“너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뭐야?” “난 코끼리를 좋아해.” “코끼리의 어떤 점이 가장 멋져?” “코끼리를 타고 여행하고 싶어.” “어디 가고 싶은데?” “뉴욕!” “와! 멋지다. 뉴욕에서 제일 유명한 게 뭔지 알아?”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아마존 부스에 등장한 로봇 기업 ‘엠보디드’의 로봇 ‘목시’입니다. 목시는 5~10세의 아이들에게 친구가 되고, 교육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로봇이라고 하는데요, 아이와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진 것은 챗GPT 의 기반이 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됐기 때문이라고 해요.
기존에 텍스트 기반으로 정해진 답만 내놓을 수 있는 어린이용 로봇과 달리 훨씬 생동감 있는 대화가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이밖에 생성형 AI가 적용된 로봇 ‘엘리Q’도 있었어요. 이 로봇은 이스라엘 기업 인튜이션로보틱스가 만들었는데요, 원통형 로봇에 터치스크린 패드가 일체형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노인에게 계속 말을 걸어 노인이 외롭지 않게 말동무가 되어준다고 합니다. 특히 딱딱하지 않고 유머 있는 대화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요. 생성형 AI 기능 덕에 노인과 함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까지 가능해졌다고 하니 세상 참...
유레카파크에서 찾은 한국 기업 ‘고레로보틱스’도 소개해 드릴게요. 고층 건물 건설 현장에서 자재를 옮기는 것은 시간이 걸리고 지루한 반복 작업인데요, 포스코건설 출신의 대표가 설립한 고레로보틱스가 이 답을 찾았다고 해요.
고레로보틱스가 개발한 ‘에어-AMR’은 엘리베이터 크기에 맞춰 자신의 몸집을 조절할 수 있고 자율주행으로 움직입니다. 3단형 선반을 가진 에어-AMR은 엘리베이터 버튼에 장착한 통신 기와 수신하며 스스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건물 자재를 옮겨요.
즉 공사를 하지 않는 시간대에 로봇이 스스로 건설 자재를 고층에 가져다 놓을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버튼에 통신기 하나만 부착하면 된다고 해요. 실제로 여러 공사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했고 다음 달에도 국내외 공사장에 적용해 본다고 합니다.
홍콩기업 ‘다이렉트 드라이브 테크놀로지’는 이족 바퀴 로봇인 ‘디아블로’를 선보였어요. 게임 아닙니다. 디아블로는 두 바퀴를 활용해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로봇인데요, CES 부스에서 디아블로가 뒤에 사람이 탄 썰매를 끌기도 했어요. 로봇은 최대 80kg 물건을 운반할 수 있으며 한번 충전에 4시간 동안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
망당의 미니퍼퍼. 귀엽습니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시죠? 로봇개 스팟으로 유명한 기업인데 이를 닮은 로봇도 상당히 많았습니다(특히 중국이요). 유니트리는 로봇개 스팟처럼 떼 군무를 추는 모습을 관람객 상대로 시연했는데요, 로봇은 음악에 맞춰 덤블링을 하고 두 발로 일어서 춤을 췄습니다. 특히 대형 버전인 B2-W는 20kg 물건을 싣고 15km 이상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해요.
중국의 딥로보틱스 역시 스팟과 유사한 로봇들을 선보였어요.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스팟처럼 네발로 움직이고 건설 현장 등을 감시할 수 있도록 설계됐어요. 로봇개를 작게 만들어 교육용으로 만든 제품도 있습니다.
홍콩 기업 망당의 ‘미니 퍼퍼(Mini Pupper)’인데요, 손바닥보다 조금 큰 크기예요. 퍼퍼는 교육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키트를 사서 조립하고 컴퓨터와 연결해 명령을 내리는 방식입니다.
물류 로봇 미로카이. 만화 같아요... <사진=인첸티드 툴스>
로봇 같은 이미지를 넘어 ‘만화 캐릭터’같은 외모를 갖춘 것들도 많았어요. 얼굴에 해당하는 부분을 디스플레이로 만든 후, 만화 캐릭터가 다양한 표정을 짓도록 만든 것인데요, 기계적인 느낌을 덜하고 훨씬 친근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효과를 낸 듯합니다.
프랑스 기업 인첸티드 툴스의 ‘미로카이’는 인간 같은 손가락을 가지고 구형태의 바퀴로 움직이는 ‘물류 로봇’인데 병원 등에서 음식이나 물건을 옮기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향후 10년간 10만 대의 로봇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 로봇 기업 ‘핸드리튼(Handwritten)’은 손글씨를 쓰는 ‘로봇팔’을 공개했습니다. 이 로봇이 왜 필요하냐고요? 핸드리튼에 따르면 손으로 편지나 카드, 메모를 쓸 경우 인쇄된 글자가 있는 편지와 비교했을 때 열람률이 300%나 높을 뿐 아니라 수신자가 응답할 확률은 2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요. 그런데 직접 카드를 쓰는 건 힘들죠. 핸드리튼은 이 시장이 있다고 보고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손글씨 편지가 필요한 사람이 로봇을 사는 것은 아니에요. 핸드리튼에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하면 배달해주는 형태입니다. 가격은 3.5달러부터 시작해요. 제공하는 글씨체는 40가지인데, 최근에는 오픈AI의 챗GPT를 연결해 다양한 편지글을 작성할 수 있는 옵션도 내놨습니다. 현재 핸드리튼은 하루에 약 1만개의 맞춤형 카드를 주문받고 있는데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별한 날에는 주문량이 2만 건 정도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핸드리튼은 사람들이 가진 손글씨 모양을 흉내 낼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해요.
일상으로 들어온 딥테크
날 쓰면 들려... 딥히어링
국내 스타트업이 선보인 여러 기술 중에 ‘딥테크’가 들어간 제품을 소개해 드릴게요. 희한한 게 참 많았는데요, 눈에 띈 것은 충남대 물리학과 교수이신 안강헌 대표가 설립한 ‘딥히어링’의 제품이었습니다. 제품은 간단해요. 마이크인데, 사람의 목소리만 콕 집어서 ‘크게’ 들리게 해줍니다. 여기에는 AI 기술이 들어가 있는데요, AI로 사람의 목소리를 학습시킨 후에 사람의 목소리가 가진 주파수만을 강조해서 들리게 해주는 기술이에요. 말은 쉬운데 상당히 오랜 기간의 연구 결과가 녹아있다고 합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이 이미 딥히어링의 기술을 자사 제품에 쓰고 있다고 해요. 실제로 시끄러운 유레카파크에서 시연을 해봤습니다. 이 장치의 전원을 끈 상태에서 마이크로 얘기를 한 뒤, 그걸 녹음해서 들어봤어요.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주변 소음에 묻혀서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전원을 켜니, 시끄러운 유레카파크에서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정확히 들렸어요.
이날 딥히어링은 비투씨 모델로 개발된 새로운 제품의 시연도 볼 수 있었는데요, 이 제품을 바라보고 말을 하면 목소리가 또렷히 녹음이 됩니다. 그런데 옆에서 말하면 녹음이 안 되더라고요. 역시 수년간의 AI 연구가 녹아든 제품입니다. 곧 판매할 것이라 하는데요, 길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방송하는 BJ들에게 유용한 제품이 될 듯합니다. 또한 소음이 시끄러운 곳에서 회의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활용도가 클 것 같아요.
뇌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브레인유
브레인유는 수술 중에 뇌파를 측정해 마취의 깊이를 확인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이미 뇌파를 측정하는 기술은 수십 년 전부터 있었는데요, 최근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되어 나온 기술이라고 해요.
마취는 된 것 같은데, 실제로는 되지 않아서 수술 중 중간에 깨는 일이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합니다. 한 단계 일상생활로 ‘점프’ 시켜서 잘 때 이마에 붙이고 자는 수면 솔루션 시스템도 개발했습니다. 또한 아직 출시하지 않았지만 반려동물이 수술할 때 마취 정도를 측정하는 제품도 출시한다고 해요. 반려동물은 치료시 마취 빈도가 커서 이러한 기술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너 그 고기 먹어봤니? 티센바이오팜
CES 최초로 배양육을 전시한 티센바이오팜도 눈에 띕니다. 동물 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든 뒤 이를 공개한 것인데, CES 역사상 처음이라고 하네요. 방법은 간단합니다(물론, 그 안에 들어있는 기술은 복잡합니다). 동물 세포, 조직을 떼어냅니다. 이를 배양기에 넣고 특정한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영양분도 공급해주죠. 그러면 세포, 조직이 자랍니다. 실제로 그렇다고 합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이 특허라고 해요. 이렇게 고기가 자라나면 이를 적당한 크기로 썰면 끝입니다. 배양육은 동물을 도축하지 않고 세포만 채취한 뒤 키우는 만큼 ‘지속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축을 기르는 데 상당한 비용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데 이를 줄일 수 있어요. 실제 제품은 2026년에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기대됩니다. 맛이 어떨지!
대체 뭐하는 기업이야... 래블업
AI업계에서 워낙 유명한 기업이죠. 개인적으로 래블업 신정규 대표를 대학 때부터 알고 지냈는데요, CES에서 만났습니다. 그는 덕후입니다. 너드와 비슷해요. 그래서 이런 일을 해낸 것 같기도(대표님 미안). 래블업이 하는 일은 아무리 들어도 이해가 잘 안 갔는데요, 이번에 조금 이해했습니다🤨. 많은 기업이 AI를 활용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이 제공하는 GPU를 씁니다.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GPU를 산 뒤 이를 활용해야 하는데, 래블업이 이를 돕습니다.
GPU를 클라우드 형태로 연결해 개발자들이 마음껏 쓸 수 있게 해준다는 거예요. 래블업의 플랫폼 안에서 구현된 여러 AI 기술을 들었습니다. 모두 제가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었어요. 이름만 대면 모를 리 없는 많은 기업이 래블업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일찍부터 인공지능 시대를 예견하고 준비했던 만큼 기술력이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엔비디아도 래블업을 ‘파트너사’로 지정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가 파트너로 지정한 기업은 몇 안 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한발 더 나아가, 래블업은 라마와 같은 여러 생성형 AI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선보였는데요. 만약 A라는 기업이 이 기술을 활용하면, A 기업 직원 누구나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생성형 AI를 활용해 일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보안 걱정 없이요. 래블업 대표님과 더 친하게 지내고 싶어졌어요😂.
팀 미라클레터가 총정리해 드립니다 (곧 마감!)
1️⃣ 팀 미라클레터가 CES에 참석하지 못한 핵심 기업 주요 임직원을 위한 온라인 해설 서비스인 'CES 2024 디브리핑 라이브 세미나'를 열어요. 현장에 참석하고 싶었지만 못했거나, 참가뒤 별도 보고가 필요해 분석이 필요한 임직원을 위한 강연입니다. 무료는 아니지만, 강연 내용을 파일로 담아 전달드립니다.
일정: CES 직후인 2024년 1월16일 오전 9시~오후 12시30분(한국시각)
형식: 온라인 강연
디브리핑 세미나는 크게 총론과 각론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각론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헬스케어, 모빌리티, 로봇을 각각 심층 분석합니다.
총론 & AI: CES 2023~2024 혁신상 심사위원을 맡고 있는 이상덕 기자가 마이크를 잡습니다.
메타버스: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빅테크를 취재하고 있는 이덕주 실리콘밸리 특파원이 심층 분석을 합니다.
모빌리티: 방성용 그리너지 대표가 해설합니다. 방 대표는 테슬라, 애플,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면서 전기차 시대를 목격하고 첨단 리튬티탄산화물(LTO) 배터리를 개발한 CEO입니다.
로보틱스: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가 맡습니다. 하 대표는 구글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하다 로봇 스타트업을 창업해 유니콘에 버금가는 스타트업으로 육성한 인물입니다. 특히 직접 식당을 운영하면서 로봇 잠재 고객들의 고충을 파악한 일화는 유명!
바이오·헬스케어: 김덕호 존스홉킨스의대 의생명공학과 교수겸 큐리바이오 창업자가 해설합니다. 김 교수는 인공장기인 오가노이드 플랫폼 '큐리바이오'를 창업했습니다. (신청은 여기)👇
CES 디브리핑 클릭!
2️⃣ 또 있습니다. 매일경제가 디브리핑 외에도 1월8일에 80페이지에 달하는 CES 2024 스페셜 리포트를 발간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세요. 사전 결제하시면, 당일에 비밀번호와 함께 이메일로 발송 드립니다. (덧, CES 디브리핑을 신청하시는 분께는 무료로 함께 드립니다.)
중국의 엑스리얼이 공개한 AR글래스. 699달러라고 합니다. <사진=엑스리얼>
중국 부스에 갔더니... "가격은 ㅇㅇ원입니다"
유레카파크와 웨스트게이트에 있는 중국 스타트업 부스를 돌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습니다. 기시감이 가시질 않았다는 거예요. “우리나라도 이런 기업이 있었던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유레카파크를 3년 연속 방문했던 한 교수님의 말을 듣고 무릎을 쳤습니다.
“2~3년 전에 한국이나 미국, 유럽의 다른 스타트업에서 선보인 기술을 중국은 잘 따라 해. 따라 하는 게 나쁜 건 아니지. 그런데 확실히 차이 나는 것은 중국 스타트업은 시장을 만들어. 우리는 여기서 신기술 보여주고 투자받고 개발하고 어렵게 팔고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중국은 일단 만들어. 그리고 팔아.”
이 얘기를 선배에게 하니 같은 답이 돌아왔어요. “중국 기업이 만든 AR 글라스를 봤는데, 파는 거냐고 물어봤더니 바로 가격이 적힌 팸플릿을 주더라. 중국이 우리와 다른 점 같아. 비즈니스 접근부터 시작하는 것 같고”라고 말이에요.
수면 베개나 와치 형태의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을 예로 들을 수 있을 듯합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CES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에이슬립’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수면 솔루션을 제안한 에이슬립은 많은 기사가 나올 정도로 주목받았는데요, 올해 중국 기업들이 이와 비슷한 것들을 많이 내놨어요. 기업 이름을 밝히기 그렇지만, 스마트 매트리스부터 시작해서 지능형 높이 조절 배게 등이 대표적이었습니다. 모두 이미 판매하고 있거나 올해부터 판매한다고 합니다.
이 밖에 여러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팔찌, 반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해당 기업의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이미 판매를 하고 있는 제품이 많았습니다. 지난 레터에서 중국이 신기술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제 생각을 말씀드렸는데요, 한국에서는 여러 규제로 인해 쉽게 나올 수 없는 제품이 많은데, 중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은 의료 상황이 우리와 달라요. 땅이 너무 크고, 의료 시설이 열악하고. 따라서 원격진료와 같은 부분에 대해 관대합니다. 중국 정부도 낮은 의료 산업의 혁신을 위해 ‘보수적’ 접근 보다는 ‘진보적’ 접근을 택하고 있어요. 외국 의료기관의 진출도 허용하고 있고요.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우리보다는 관대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신기술은 많이 나올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정말 효과가 있을지는 의심해야겠죠.
의료분야에 규제는 어느 정도 필요하긴 합니다. 어떤 기업이 내놓은 ‘건강’과 관련된 제품이나 음식이 실제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부가 확인하고 인증해줘서 이를 사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해야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ㅇㅇ 질병에 효과가 있다’라는 말을 쓰거나 ‘이걸 마시면 ㅇㅇ질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와 같은 말을 함부로 쓸 수 없습니다. 소비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줘서, 꼭 쓰지 않아도 될 구매를 막을 수 있거든요.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확실히 하고 가자는 거죠.
이러한 차이가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요. 한국 정부에 인정받았다고 하면 세계 시장에서도 고개를 끄덕이겠죠. 중국 정부에서 인정받았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겠죠. 하지만 새로운 시도는 중국에서 많이 일어날 거고요. 균형을 맞추는 것. 참으로 어려운 듯합니다.
맺음말
유레카파크에서 느낀 또 한 가지. 바로 수면테크입니다. 시차 적응에 실패했기 때문인지 수면의 질을 개선하려는 많은 스타트업의 기술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잠은 그냥 잘 자면 돼’ ‘스트레스 안 받으면 돼’ ‘눈 감고 1부터 100까지 세면 잠들어’. 어렸을 때부터 이런 말만 듣고 자랐는데 여러 기술을 이용해 수면을 돕는 제품이 문득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번 레터에서 ‘비만’ 치료제가 등장하고 비만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는데요(여기),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과정에서 이뤄지는 수많은 연구개발과 노력 덕분에 우리 삶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ES에서 자기 기술을 뽐내고 있는 모든 기업에, 그래서 손뼉을 쳐주고 싶었어요.
이제 조금만 버티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CES에서 보내는 저의 마지막 레터가 될 것 같아요.
한국에 돌아가면(야호!!!) 다시 좋은 주제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다음 주 미라클레터는 잠시 쉬어 갑니다🤗).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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